각 지역 소방서는 지속적으로 소방차 길 터주기 캠페인, 홍보활동 및 불법 주정차 단속 등을 실시하여 최근에는 소방차, 경찰차 등 긴급차량이 출동할 때 도로 위의 차량들이 길을 터주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게 됐다.
이렇게 긴급차량 출동 시 도로위에서의 진로 양보는 많이 개선되었지만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불법주정차 차량이나, 진입로 공간의 장애물 적재로 여전히 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3월 발생한 부산 동래구 수안동 아파트 화재로 일가족 4명이 숨지고, 연이어 발생한 대전 동구 아파트 화재로 70대여성이 숨지는 등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두 화재의 공통점은 불법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진입시간이 지연되었다는 부분과, 소방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공간 확보가 어려웠다는 점이다.
화재가 났던 아파트를 KTV 국민방송에서 다시 현장 취재한 결과 아파트입구에는 여전히 주택가 불법주차가 되어 있고, 이것은 다른 주택가도 마찬가지인 상황으로 불법 주차행위는 근절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전국 공동주택 화재 발생건수는 16년 4907건, 17년 4869건 18년 현재까지 4814건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나, 대형 참사 방지를 막고 불법 주차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소방차 전용구역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발생한 12월 충북 제천스포츠센터 화재와 올해 1월 경남 밀양세종병원에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와 같은,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 올해 2월 9일 소방기본법이 개정돼 8월 10일부터 단지 내 소방차전용구역 확보가 의무화 되었다. 이에 따라 소방자동차 전용구역 확보에 대한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었다.
2018년 8월 10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소방기본법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주택 건설사업 계획 승인 또는 건축허가를 신청하는 공동주택 중 100세대 이상 아파트와 3층 이상의 기숙사는 소방차 전용구역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며, 누구든지 소방차 전용구역에 주차하거나 진입을 가로막는 등의 방해 행위를 해서는 안되며, 방해 행위를 할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처럼,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었지만, 주민들의 성숙한 의식이 중요한 만큼 공동주택 주민들은 자신들의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소방차 전용구역의 확보에 동참해주기를 바란다. 나로부터 시작된 안전이 공동체 안전으로 나아간다는 점을 공감하고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여, 소방차 전용구역의 불법주정차 문제가 근절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현제 / 울진소방서 구조구급과